|[인터뷰] 김민성 약사|탈모치료제 먹어도 머리카락 빠질 수 있어|임신 한 여성이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 복용하면 태아 기형 유발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생활 속 질병·진료 행위 통계'를 보면 2018년 22만 4,840명이었던 탈모 환자는 2022년 24만 7,915명으로 10%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탈모 환자는 증가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탈모 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는 탈모 치료에 대한 오해가 상당수 영향을 끼쳤다. 김민성 약사(일광약국)와 함께 탈모치료제의 오해를 풀어보자.
q. 탈모치료제를 먹으면 성기능이 저하된다고 하는데, 진짜인가요탈모치료제는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 모낭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탈모치료제, 모근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영양제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중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는 남성호르몬의 대사체 생성을 억제합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 피나스테리드와 두테스테리드가 있습니다. 성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 복용을 고려할 때 부작용으로 성기능 저하를 우려합니다. 그러나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은 통계적으로 약 20명 중 1명꼴로 매우 적습니다.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치료제를 복용하면 몸이 점차 변화에 적응하여 부작용이 사라집니다. 약 100명 중 1명꼴로 성기능 부작용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으나, 치료제 복용을 중단하면 복용 전의 상태로 돌아갑니다. 즉,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은 아주 드물게 나타나며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더라도 영구적인 것은 아닙니다.물론 남성이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를 복용하였을 때 전립선에 영향을 받아 사정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자의 형태나 활동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성기능 저하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탈모치료제를 먹어도 머리카락이 빠지면 효과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하나요간혹 탈모 치료를 시작한 사람들 중에 여전히 탈모가 진행된다 혹은 탈모가 이전보다 더 진행된 것 같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모발 성장주기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모발의 성장 주기는 여러 단계가 있지만, 크게 보면 성장기와 휴지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성장기는 모발이 굵어지고 길어지는 시기이며, 대략 2~5년입니다. 휴지기는 모발이 성장을 멈추고 모근과 분리되며, 다음 성장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휴지기의 모발은 외부 환경에 따라 탈락되기 쉬우며, 대략 3~5개월입니다.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모발의 휴지기 기간이 길어지면, 탈락하는 모발은 많아지고 성장기로 진행되는 모발의 수가 적어지며 탈모를 유발합니다.탈모치료를 시작하면 길어졌던 모발의 휴지기가 짧아져 성장기에 들어갑니다. 이때 새로운 모발이 생성되면서 상대적으로 많은 휴지기의 모발이 탈락합니다. 이를 쉐딩현상이라고 하며, 탈모치료 시작 후 2개월까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에서 쉐딩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두피 상태와 무관하게 현재 탈모 양이 많은 사람에서 나타나며 주로 탈모 진행 초기에 경험할 확률이 높습니다. 쉐딩현상은 탈모치료제의 종류와 상관없이 나타나며, 쉐딩현상으로 인해 빠지는 머리카락은 어차피 빠질 머리카락이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꾸준히 탈모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남성용 탈모 치료제를 여성이 복용해도 되나요여성 탈모의 원인은 남성 탈모처럼 단순하지 않습니다. 갑상선 질환,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남성과 진행 양상도 다르게 나타나는데, 이마 라인은 유지되고 두피 중앙 가르마를 따라 모발이 가늘어지고 밀도가 감소하는 형태를 보입니다. 휴지기 탈모가 오는 경우가 많아 1차적으로 바르는 미녹시딜 사용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물론 여성에게도 남성형 탈모인 안드로겐성 탈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흔히 여성에게 남성형 탈모인 안드로겐성 탈모가 생기는 이유가 남성 호르몬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오해입니다. 여성의 몸에도 남성 호르몬은 존재합니다. 체내에 남성 호르몬 농도가 높지 않아도 모낭의 남성 호르몬의 대사가 활발하면 남성형 탈모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남성형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혹은 두타스테리드 복용은 가능하지만 주의해야 하는 점이 매우 많습니다. 특히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했을 때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여성에게 남성형 탈모가 의심될 경우에는 알파트라디올 성분의 바르는 탈모치료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알파트라디올은 여성 호르몬 유사체로 약한 여성 호르몬으로 작용하며 남성 호르몬의 대사를 억제하여 안드로겐성 탈모를 개선하는 역할을 합니다.
q. 바르는 약은 남녀 모두 사용해도 되나요바르는 탈모치료제는 대표적으로 미녹시딜이 있습니다. 미녹시딜은 처음 혈압약으로 개발된 성분이지만 이것의 부작용이 다모증이었습니다. 미녹시딜을 바르면 두피의 혈관 확장으로 혈액 순환이 활발해지고, 이로 인해 모낭의 영양 공급이 활발해져 모발의 성장을 촉진시킵니다. 휴지기 탈모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호르몬의 작용이 없기 때문에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바르는 미녹시딜은 병원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 가능합니다. 남성의 경우 5%를 바를 때 가장 효과가 좋았으며, 여성은 3~5% 농도별로 실험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으나 부작용의 차이는 있었으므로 3%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남녀 모두 하루 2번씩 바르면 됩니다.
q. 탈모치료제 중 태아 기형을 유발하는 치료제가 있다고 하던데, 진짜인가요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인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등은 임신한 여성에게서 태아의 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은 ‘여성이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를 복용하였을 때’ 입니다. 안드로겐성 탈모치료제는 남성 호르몬의 대사체 생성을 억제하는데 이 대사체는 남성 태아의 성기 발달에 관여하기 때문에 여성이 약물에 노출되면 남성 태아 성기에 기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여성 태아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임신 초기에는 태아 성별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q. 가족 중 탈모가 없으면 머리카락이 빠지더라도 탈모가 아닐 수 있나요탈모는 유전 질환입니다. 남성 탈모의 90% 이상은 남성형 탈모이며, 유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전성 남성형 탈모를 겪는 경우, 모낭 근처의 남성 호르몬의 대사를 많이 유발하거나 남성 호르몬 대사체에 민감한 모낭을 가졌을 수 있습니다. 탈모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에게도 유전될 수 있습니다. 가족력이 있는 여성에게 무조건 남성형 탈모가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탈모의 양상은 다르지만 모발의 힘이 없어지거나 가늘어지고 숱이 없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탈모가 아닌 것도 유전이 될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탈모는 한 가지 유전자만 관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 작용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부모 세대에 발현되지 않았던 것들이 본인에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또 환경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모낭에 영양공급이 부족하거나 스트레스를 잘 받는 체질 등도 탈모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탈모치료제는 모발의 생성을 촉진하지만 내 몸을 영구적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하거나 발라야 합니다. 평소 모발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탈모 진행 속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규칙적인 식사, 금연, 금주는 가능하면 지키고, 모발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들은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머리카락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